칼럼 음주운전
부산음주운전전문변호사, 경찰이 호흡측정 대신 채혈을 하자고 하면 응해야 하나요?
도로교통법이 운전자에게 응할 의무를 지운 것은 호흡조사입니다(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 혈액 채취는 호흡 측정 결과에 불복하는 운전자가 동의할 때 하는 재측정 방법으로 정해져 있어(같은 조 제3항), 경찰이 먼저 채혈을 하자고 할 때는 원칙적으로 운전자의 동의나 법원의 영장이 있어야 합니다. 다만 호흡조사까지 거부하면 측정거부죄가 되므로, 채혈 요구에 어떻게 답하느냐보다 호흡측정에 응했는지를 먼저 따져야 합니다. 상황별로 법이 정한 순서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불리한 선택을 피할 수 있습니다.
호흡측정과 혈액측정의 법적 차이
경찰은 교통 안전을 위해 필요하거나 술에 취해 운전했다고 볼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호흡조사로 측정할 수 있고, 운전자는 이에 응해야 합니다(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 이를 거부하면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고(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2항 제1호), 면허도 취소됩니다(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제3호). 반면 혈액 채취는 '그 운전자의 동의를 받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운전자가 결과에 불복할 때 쓰는 권리에 가깝다는 뜻입니다. 불복 채혈의 기본 절차는 호흡 측정 결과가 억울하면 채혈을 요구할 수 있나요 글에서 다뤘습니다.
경찰이 먼저 채혈을 요구하는 경우
사고로 크게 다쳐 호흡측정기를 불 수 없거나 병원으로 옮겨진 경우, 경찰이 호흡조사 대신 채혈을 하자고 하는 일이 있습니다. 이때 운전자가 동의하면 채혈이 이루어지고 그 결과가 증거가 됩니다. 동의는 자발적이어야 하므로, 동의서에 서명했는지, 무엇에 동의하는지 설명을 들었는지가 나중에 다툼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운전자가 의식이 없어 동의할 수 없는 경우에는 영장이 필요합니다. 형사소송법은 범행 중이거나 범행 직후의 범죄 장소에서 긴급해 판사의 영장을 받을 수 없을 때 영장 없이 압수·수색·검증을 하고, 사후에 지체 없이 영장을 받도록 정하고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16조 제3항). 법원은 의식 없는 운전자에게서 영장 없이 혈액을 채취한 사건에서 이 요건을 갖추고 사후 영장을 받았는지를 엄격하게 따지고,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혈 결과는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판단해 왔습니다.
채혈 요구를 거절하면
측정거부죄는 조문상 호흡조사(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에 응하지 않은 경우를 처벌합니다. 그래서 호흡측정에 응한 뒤 경찰의 추가 채혈 요구를 거절한 것만으로 측정거부죄가 되지는 않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반대로 호흡측정을 계속 거부하면서 채혈만 하겠다고 버티는 것은 위험합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호흡조사를 거부한 것으로 평가되면 측정거부죄가 성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고가 난 경우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도 함께 봐야 합니다. 업무상과실치상 사고를 낸 운전자가 음주측정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보험이나 합의가 있어도 공소가 가능한데, 운전자가 채혈 측정을 요청하거나 동의한 경우는 이 예외에서 빠집니다(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사고 현장에서 호흡측정이 어렵다면 채혈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남겨 두는 것이 이런 이유로 중요합니다.
불복 채혈을 요구하는 시점
호흡 측정 결과에 불복해 채혈을 요구할 수 있는 시기는 조문에 날짜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다만 채혈은 운전 당시의 농도를 확인하려는 절차여서, 법원은 측정 뒤 상당한 시간이 지나 요구한 경우까지 정당한 불복으로 보지는 않는 경향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혈중알코올농도가 계속 변하므로, 그때 채혈한 수치는 운전 당시를 보여 주는 자료로서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과가 이상하다고 느꼈다면 측정 결과를 확인한 그 자리에서 채혈을 요구하고, 요구한 시각과 경찰의 답변을 메모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경찰이 채혈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그 사정 자체가 나중에 호흡 측정 결과의 신빙성을 다투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채혈 결과가 호흡보다 높게 나올 때
불복해 채혈을 했는데 수치가 오히려 높게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술을 마신 뒤 혈중알코올농도가 오르는 시기에 측정이 이루어졌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수치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칙적으로는 다시 측정한 채혈 결과가 기준이 되므로, 채혈을 요구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술을 마신 시각과 운전을 멈춘 시각을 따져 보아야 합니다.
채혈 결과를 다툴 때는 채혈한 시각, 소독에 알코올 솜을 썼는지, 혈액이 봉인돼 감정 기관으로 옮겨졌는지, 감정 결과가 언제 나왔는지를 확인합니다. 운전 시점과 측정 시점의 간격이 크다면 그 사이 수치 변화에 대한 계산의 전제도 함께 검토합니다.
부산에서 진행되는 절차
부산에서 적발된 사건은 사는 곳이나 사건 장소의 구를 기준으로 부산지방법원 본원(중·동·영도·부산진·동래·연제·금정구), 동부지원(해운대·남·수영구, 기장군), 서부지원(서·북·사상·사하·강서구)이 형사 재판을 나누어 맡습니다. 면허 정지·취소 처분과 이의신청은 부산경찰청이 담당합니다. 부산 남구 수영로 180 사무소에서 채혈 동의서와 감정 결과 통지서를 함께 보며 상담할 수 있습니다.
채혈은 동의와 영장이라는 절차 위에서만 증거가 됩니다. 채혈 과정에 의문이 있다면 조사 전에 서류부터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상담은 1661-9983(통합)으로 받습니다. 이 글은 법무법인 프런티어 음주·교통사고그룹 최상락 변호사가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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