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청법 위계등간음 실형 선고,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뒤집다
집행유예
사건 개요
원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을 때, 주변 누구도 이 결과가 바뀔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검사마저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러나 담당 변호인은 달랐습니다. 불리해 보이는 상황 속에서도 판결을 뒤집을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냈고, 결국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판결을 파기했습니다.
이 사건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위반, 구체적으로는 위계등간음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의 항소심 사건입니다. 피고인은 당시 18세였던 피해자를 위력으로써 간음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원심 법원은 죄질이 중하다고 판단해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고, 피고인은 형량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검사는 형이 오히려 너무 가볍다는 이유로 각각 항소했습니다. 사실상 양측 모두가 다투는 구도였습니다.
아청법상 위계등간음은 지위, 위력, 또는 속임수 등을 이용해 아동·청소년을 간음하는 행위로, 성폭력처벌법보다 더 무겁게 가중처벌되는 중범죄입니다. 성적 자기결정권이 온전히 형성되지 않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범행이라는 점에서, 법원은 이 유형의 사건에 일관되게 엄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실형 선고가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 집행유예 선고가 이례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그러나 담당 변호인의 체계적인 항소심 대응 끝에, 재판부는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아울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명령과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명령이 부가됐습니다. 실형이 불가피해 보이던 사건에서, 피고인은 사회로 돌아올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사건의 진행
담당 변호인이 처음 사건을 맡았을 때, 상황은 여러모로 불리했습니다. 원심에서 이미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된 상태였고, 검사도 항소해 형량을 더 높이려는 상황이었습니다. 항소심에서 실형을 뒤집으려면 단순히 선처를 호소하는 수준을 넘어, 재판부를 납득시킬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논거가 필요했습니다.
담당 변호인은 먼저 사건의 법리적 쟁점을 정밀하게 분석했습니다. 위계등간음 혐의에서 핵심이 되는 '위계 또는 위력의 정도'를 재판부에 설득력 있게 소명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피고인의 행위가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기망에 의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와의 관계 속에서 여러 오해와 착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상황에서 발생했음을 구체적인 정황 증거와 함께 제시했습니다.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의 관계, 당시의 구체적인 경위, 위력이 행사된 방식과 정도를 면밀히 검토하여, 원심이 인정한 것과는 다른 맥락이 존재함을 법리적으로 주장했습니다.
법리 주장과 함께,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리한 사정들을 최대한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제출하는 데도 집중했습니다.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 전력이 전혀 없다는 점, 양육해야 할 어린 자녀가 있고 배우자가 임신 중이었다는 가정적 사정을 구체적인 소명 자료와 함께 재판부에 제출했습니다. 이는 피고인이 사회에서 가정을 유지하며 책임 있는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사람임을 보여주는 근거로 활용됐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가장 결정적인 전환점은 피해자와의 합의였습니다. 아청법 위반 사건에서 피해자와의 합의는 양형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지만, 피해자가 미성년자이고 심리적 상처가 깊은 경우 합의 자체가 매우 어렵습니다. 담당 변호인은 피고인의 진심 어린 사죄가 피해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신중하게 접근했습니다.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실질적으로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간 결과, 피해자는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 한 가지 사실이 항소심 판결의 흐름을 바꿨습니다.
사건의 결과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항소심에 이르러 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힌 점을 유리한 양형 사유로 직접 적시했습니다. 검사의 항소 취지와 정반대되는 결과였습니다.
이 판결이 갖는 의미는 단순히 '실형을 피했다'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아청법 위계등간음은 그 자체로 법원이 엄중하게 다루는 범죄이며, 원심에서 이미 실형이 선고된 상태에서 항소심을 통해 집행유예로 전환되는 것은 통상적인 결과가 아닙니다. 이 사건은 항소심에서의 치밀한 전략 수립, 법리 주장, 피해자 합의 도출, 양형 자료 확보가 모두 맞물렸을 때 비로소 가능한 결과였습니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사건은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고, 수사 단계부터 재판 전 과정에 걸쳐 피고인에게 극도로 불리한 구조로 진행됩니다. 원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상황이라 하더라도, 항소심에서 어떤 변론을 구성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이 그 가능성을 직접 증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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