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형 위기의 업무상 추행, 벌금형으로 마무리된 사건
벌금
사건 개요
모두가 실형을 우려했던 이 사건에서, 담당 변호인은 다른 가능성을 봤습니다.
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을 추행했다는 혐의. 피해자가 같은 회사 소속 사원이고, 피고인은 부장 직책의 관리자였습니다. 성폭력특례법이 적용되는 이 사건은, 처음부터 피고인에게 극히 불리한 구도로 시작되었습니다. 유죄가 인정될 경우 징역형 선고도 배제할 수 없었고, 그에 따른 신상정보 등록·공개, 취업제한 등 부수처분까지 더해지면 피고인의 삶은 사실상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바뀔 수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두 차례의 신체 접촉을 중심으로 기소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피고인이 업무 면담을 위해 피해자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공터에 정차한 상황에서 발생했습니다. 피해자가 개인 사정을 이야기하며 울고 있던 중, 피고인이 피해자의 등 뒤에서 양손으로 어깨와 팔뚝 부위를 주무른 것이 추행 혐의의 첫 번째 사실로 적시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저수지 부근으로 차량 이동 중에 발생했습니다. 피고인이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무릎 부위를 툭툭 치고, 이후 손바닥으로 무릎 윗부분을 주무른 행위가 두 번째 추행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검찰은 이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제1항, 이른바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으로 의율했습니다. 이 조항은 업무·고용 또는 그 밖의 관계로 인해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해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경우를 처벌하는 규정으로, 피해자가 가해자의 영향력 아래 놓여 저항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점을 법이 특별히 문제 삼는 조항입니다. 일반 강제추행보다 법적 비난 가능성이 더 높게 평가되며, 징역형까지 선고될 수 있는 중대한 혐의입니다.
사건은 약식명령 절차로 진행되었지만, 피고인에게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형사 처벌 자체보다 더 두려웠던 것은, 유죄 확정 이후 수십 년간 지속될 수 있는 신상정보 등록, 공개·고지 명령, 특정 분야 취업 제한 등 부수처분의 파급력이었습니다. 그 반전의 시작은 담당 변호인이 사건 기록을 처음 검토하던 순간부터였습니다.
사건의 진행
담당 변호인이 가장 먼저 집중한 것은 사건의 사실관계를 있는 그대로 재구성하는 작업이었습니다. 혐의가 인정되는 구조라 하더라도, 그 행위의 맥락·정도·피고인의 인식 상태를 정밀하게 분석하면 양형 판단에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변호인은 두 차례의 신체 접촉이 발생한 각각의 상황을 시간 순서대로 복원했습니다. 첫 번째 접촉이 이루어진 차량 내 면담 상황, 당시 피해자의 감정 상태와 피고인의 행동 경위, 두 번째 접촉이 발생한 이동 중의 상황까지 ? 개별 행위의 구체적 양태를 확인하고, 각 행위가 성폭력특례법상 '위력에 의한 추행'의 구성요건을 어떻게 충족하는지를 법리적으로 검토했습니다.
진술 신빙성 검토도 핵심 과제였습니다. 성범죄 사건은 대부분 직접적인 물적 증거 없이 피해자 진술에 상당한 증명력이 부여되는 구조입니다. 변호인은 진술의 일관성, 구체성, 경험칙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는 한편, 사건 당시의 정황과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사실관계를 대조하여 피고인의 방어 논리가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지점을 정확히 파악했습니다.
피고인이 혐의 사실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인 만큼, 변호인은 양형 방어 전략으로 방향을 설정했습니다. 피해자 측과의 합의를 적극적으로 중재하여 피해 회복 의사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표현하도록 했으며, 이 과정에서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가 피해자에게 미친 영향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재판부가 확인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아울러 피고인의 초범 여부, 직업적 배경, 사회적 유대 관계, 재범 위험성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의견서에 담았습니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의사를 사전에 명시적으로 밝히고, 피고인이 재범 방지를 위한 실질적 노력을 기울일 의지가 있음을 구체적 근거와 함께 소명했습니다.
약식명령 절차의 특성상 정식 재판 청구 여부에 대한 전략적 판단도 필요했습니다. 변호인은 현재 수집된 양형 자료의 설득력과 약식절차의 신속한 종결이 피고인에게 가져올 실질적 이익을 비교 분석한 뒤, 의뢰인에게 절차적 선택지를 명확히 설명하고 최선의 방향을 함께 결정했습니다.
사건의 결과
법원은 피고인에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에 대해 벌금 300만 원 및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하는 약식명령을 발령했습니다. 벌금 미납 시에는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동안 노역장에 유치되며, 벌금에 상당하는 금액의 가납 명령도 함께 부과되었습니다.
이 결과가 왜 의미 있는지를 이해하려면, 이 혐의에 적용되는 법정형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성폭력특례법 제10조 제1항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징역형이 선고되고 집행유예 없이 확정될 경우, 신상정보 등록은 물론 정보의 공개·고지 명령,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복지시설 취업 제한 등 부수처분이 피고인의 일상 전반을 수십 년간 옥죄게 됩니다. 단순한 전과 기록을 넘어, 사회적 관계와 직업 활동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처분입니다.
이 사건에서 약식명령으로 벌금형이 확정된 것은, 그 모든 위험을 최소화한 결과입니다. 피고인의 진지한 반성, 피해 회복을 위한 실질적 노력, 재범 위험성이 낮다는 구체적 소명이 재판부의 판단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성범죄 혐의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불리한 구도는 수사 초기부터 형성됩니다. 피해자 진술에 높은 증명력이 부여되는 특성, 사회적 시선의 무게, 부수처분이 가져오는 장기적 파급력 ? 이 모든 요소가 피고인을 압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 수사 단계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변호인의 개입 시점과 전략이 결과를 결정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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