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도용 피해자, 70억 허위세금계산서 혐의에서 혐의없음 끌어내다
불기소 (혐의없음)
사건 개요
모두가 유죄를 예상했습니다. 108회, 약 70억 원 규모의 허위세금계산서 발행 및 수취 혐의. 서류상 대표이사로 등재된 피의자의 이름. 그 어느 것도 그에게 유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담당 변호인은 달리 봤습니다. 서류 뒤에 감춰진 진실, 바로 이 사람은 범인이 아니라 피해자라는 사실을.
이 사건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 혐의로 피의자가 수사를 받으면서 시작됐습니다. 혐의의 내용은 무거웠습니다. 피의자가 A와 공모하여 B회사가 실제로 재화나 용역을 공급하거나 공급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거래가 이루어진 것처럼 총 108회에 걸쳐 합계 7,091,873,560원 상당의 허위세금계산서를 발행하거나 수취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피의자의 실제 처지는 전혀 달랐습니다. 그는 A로부터 대출을 알선해 주겠다는 말에 속아 인감증명서 등 개인 서류를 건넸을 뿐입니다. A는 그 서류를 이용해 피의자 몰래 B회사를 설립하고 대표이사로 등재한 뒤, 피의자가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 수십 차례에 걸쳐 허위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수취했습니다. 피의자는 자신의 이름으로 회사가 세워졌다는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억울함은 분명했지만, 그것만으로 혐의를 벗을 수는 없었습니다. 수십억 원 규모의 조세 범죄 사건에서 "나는 몰랐다"는 말 한마디는 수사기관을 설득하기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피의자에게 필요한 것은 감정이 아니라, 명의도용 피해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증거였습니다.
사건의 진행
담당 변호인이 먼저 한 일은 사건의 본질을 재정의하는 것이었습니다. 수사기관의 시각에서 이 사건은 '허위세금계산서 공모 범행'이었지만, 변호인은 이를 '명의도용 피해자가 범죄자로 오인된 사건'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이 관점의 전환이 이후 모든 변론 전략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먼저 변호인은 피의자와의 심층 면담을 통해 A와의 관계, 인감증명서 등 서류를 교부하게 된 경위, 그 당시 피의자가 인식한 내용과 기대한 목적을 시간 순서에 따라 면밀히 재구성했습니다. 단순히 진술을 듣는 것이 아니라, 피의자가 기억하는 세부 사항들을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수사기관이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의 틀을 만들었습니다.
다음으로 명의도용 사실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할 자료 수집에 집중했습니다. B회사의 법인 등기부 등본을 분석하여 설립 일시와 경위를 추적하고, 피의자가 실제로 회사 운영에 관여한 흔적이 전무하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허위세금계산서가 발행된 시점의 금융 거래 내역, 법인 관련 의사결정 문서, 통신 기록 등을 검토하여 피의자의 개입이 없었음을 다각도로 입증했습니다.
특히 허위세금계산서 사건은 거래 흐름과 자금의 이동 경로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순히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변호인은 108회에 달하는 세금계산서 발행·수취 내역 전체를 분석하여, 그 과정에서 피의자의 지시나 인지 또는 이득 취득이 있었음을 나타내는 어떠한 정황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수사기관에 논리적으로 제시했습니다.
아울러 A의 진술이 피의자의 주장과 부합한다는 사실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A 스스로도 대출을 빌미로 피의자의 서류를 받아 무단으로 법인을 설립했다고 진술했으며, 변호인은 이 진술이 피의자의 무관함을 방증하는 핵심 증거임을 수사 단계에서 분명히 강조했습니다. 피의자가 범행을 공모하거나 가담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고, 오히려 피해자임을 뒷받침하는 자료만 존재한다는 점을 조목조목 정리하여 의견서 형태로 수사기관에 제출했습니다.
사건의 결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피의자에 대해 혐의없음(증거불충분) 불기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검찰은 피의자가 A에게 명의를 도용당하여 B회사의 대표이사로 등재되었을 뿐, 본건 허위세금계산서 발행 및 수취에 대하여 전혀 알지 못하고 관여한 사실도 없다는 진술이 사실에 부합하며, 피의자가 범행에 가담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결과가 갖는 의미는 단순한 '무혐의' 이상입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는 허위세금계산서 사건은, 공급가액 합계가 30억 원 이상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중대 범죄입니다. 이 사건처럼 70억 원을 훌쩍 넘는 규모라면, 유죄 판결 시 실형 선고가 거의 불가피한 상황이었습니다. 명의만 도용당한 채 그 무거운 결과를 홀로 감당할 뻔했던 피의자에게, 이번 불기소 처분은 삶 자체를 되찾은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 사건은 경제 범죄에서 명의도용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수십억 원의 조세 범죄에 연루되는 상황, 결코 드물지 않습니다. 대출·투자·보증 등의 명목으로 인감증명서나 신분증 사본을 요구받는다면, 그 자체가 이미 위험 신호일 수 있습니다.
만약 허위세금계산서 발행·수취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거나, 자신도 모르는 법인의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면, 수사 초기 단계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혐의를 부인하는 것과 혐의가 없음을 입증하는 것은 전혀 다른 작업입니다. 억울한 상황일수록, 그 억울함을 법적으로 증명하는 전문가의 역할이 결정적입니다.
비슷한 법률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면, 법무법인 프런티어 동탄지사으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