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특수상해, 실형 위기에서 집행유예로 반전된 사건
집행유예
사건 개요
실형이 유력해 보였던 그 순간, 변호인단은 다른 가능성을 찾아냈습니다.
특수상해죄는 최대 징역 10년까지 선고될 수 있는 중범죄입니다. 더구나 이 사건은 차량을 이용해 피해자를 27미터 가량 끌고 간 사실이 CCTV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피해자 두 명 모두 상해 진단까지 받은 상태였습니다. 검사의 구형이 어떻게 나올지,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피고인과 가족 모두 불안에 떨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결과는 집행유예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반전이 가능했을까요.
사건은 지하주차장 인근 도로에서 시작됐습니다. 피고인이 차량을 운전해 도로로 진입하던 중, 횡단보도를 건너던 피해자 부부와 교행 문제로 말다툼이 벌어졌습니다. 피고인은 일단 차를 몰고 도로로 나섰고, 뒤따라온 피해자의 요구에 따라 차를 세웠습니다.
운전석 창문을 내리고 피해자와 언쟁을 이어가던 중, 피해자가 한 손으로 피고인의 안전벨트를 움켜쥐고 다른 한 손으로는 운전석 문 손잡이를 잡아당겼습니다. 순간 격분한 피고인은 차를 급가속해 앞으로 내달렸고, 피해자는 차량에 매달린 채 약 27미터를 끌려가다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피해자의 뒤에서 그를 붙잡고 있던 배우자 역시 함께 넘어졌습니다.
피해자는 대퇴 부위 근육 손상 등으로 약 8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고, 배우자는 견관절 염좌 등으로 약 2주간의 치료 진단을 받았습니다. 차량이라는 '위험한 물건'을 사용해 두 사람에게 상해를 가한 이상, 형법 제258조의2에 따른 특수상해죄 적용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사건의 진행
특수상해죄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는 중범죄로, 일반 상해죄와 달리 벌금형 선택이 불가능합니다.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사용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처벌 수위가 급격히 올라가며, 초범이라 해도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변호인단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이 사건을 단순한 '폭력 사건'으로 규정짓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변호인단은 피고인의 법정 진술, 피해자 부부의 경찰 진술조서, 입건전조사보고서, 112신고사건처리표, 각 상해 진단서, 그리고 CCTV 영상 캡처가 첨부된 수사보고서까지 사건 기록 전체를 처음부터 다시 분석했습니다.
분석 과정에서 주목한 것은 범행 직전의 피해자 행동이었습니다. 피해자가 먼저 피고인의 안전벨트를 붙잡고 차문 손잡이를 당기는 행위를 했다는 사실은, 피고인의 급가속이 철저한 계획 아래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물리적 위협에 즉각 반응한 우발적 행동임을 뒷받침했습니다. 변호인단은 이 지점을 중심으로,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해하려는 고의가 없었음을 구체적인 정황과 함께 법원에 제시했습니다.
동시에 정당방위 및 과잉방위의 가능성도 면밀히 검토했습니다. 완전한 정당방위 요건을 충족하기는 어려웠지만, 피해자의 도발적 행동이 범행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는 점을 양형 사유로 적극 부각했습니다. 우발성과 피해자 측의 귀책 사유는 법원이 형량을 결정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정상 참작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변호인단이 공들인 또 다른 축은 피해자 부부와의 합의였습니다. 특수상해 사건에서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는 법원의 양형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단순히 합의금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피해자 측이 피고인의 진정한 반성을 납득할 수 있도록 소통 과정을 세심하게 이끌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피해자 부부 모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법원에 표명했고, 이 사실은 재판부에 서면으로 명확히 소명되었습니다.
아울러 피고인에게 아무런 전과가 없는 초범이라는 점, 사건 이후 자신의 행동을 깊이 뉘우치며 반성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재범의 위험성이 낮다는 점을 일관되게 변론했습니다. 이 세 가지 요소는 집행유예 선고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근거였습니다.
사건의 결과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되,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그 집행을 유예한다고 결정했습니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의 위험성과 피해의 중함을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 부부 모두와 원만히 합의하여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피고인이 아무런 전과 없는 초범이라는 점을 종합적으로 참작해 집행유예를 결정했습니다.
특수상해 사건에서 이와 같은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맞물려야 합니다. 첫째, 우발성과 피해자 도발이라는 사실관계를 증거 기록에서 정확히 끄집어내는 것. 둘째, 피해자와의 합의를 실질적인 처벌불원 의사 표명으로 연결하는 것. 셋째, 초범·반성·재범 위험성 없음이라는 정상 참작 요소를 법원이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구성해 제출하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변호인단은 그 세 가지를 모두 실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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