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미만 추행·공연음란 경합범, 집행유예로 실형을 막다
집행유예
사건 개요
실형이 사실상 확정된 것처럼 보였던 이 사건에서, 변호인단은 다른 가능성을 봤습니다.
2024년, 한 피고인이 두 건의 아동 대상 성범죄로 기소됐습니다. 첫 번째 사건은 한 건물 엘리베이터에서 혼자 탑승 중이던 11세 아동에게 자신의 성기를 노출하는 방식으로 추행한 것이었고, 두 번째 사건은 같은 시각대 다른 건물 공용계단에서 8세 아동 앞에서 바지를 내리고 음란행위를 한 것이었습니다. 피해 아동의 나이가 각각 11세와 8세, 범행 장소는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공용 공간, 그리고 두 개의 혐의가 경합범으로 묶인 상황이었습니다.
적용된 혐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위계 등 추행)과 공연음란이었습니다.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추행은 법정형이 최소 징역 2년 6개월 이상으로 규정된 중범죄입니다. 여기에 공연음란 혐의까지 경합범으로 가중처벌을 받게 되면, 실형 선고는 거의 피할 수 없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시각이었습니다.
아동 대상 성범죄는 유죄가 확정될 경우 징역형 외에도 신상정보 등록·공개·고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등 부수처분이 함께 부과됩니다. 전과 기록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사회적 삶 전체가 장기간에 걸쳐 제한된다는 의미입니다. 피고인이 처한 위기는 단순한 형량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피고인은 이 막막한 상황에서 변호인단을 찾아 법률 조력을 의뢰했습니다. 변호인단은 사건의 중대성을 정면으로 인식하면서도, 실형 외의 가능성을 찾기 위한 전략 수립에 즉각 착수했습니다.
사건의 진행
변호인단이 먼저 한 것은 사건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는 일이었습니다. 피고인은 범행 사실 전부를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부인하거나 다툴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변호인단은 무죄를 향한 전략이 아닌 양형 최소화를 위한 전략을 정밀하게 설계했습니다.
첫째, 변호인단은 피고인의 진지한 반성을 재판부에 구체적으로 소명했습니다. "반성하고 있다"는 추상적 진술에 그치지 않고, 피고인이 사건 이후 어떤 심리적 변화를 겪었는지, 범행에 이르게 된 개인적·심리적 배경은 무엇인지를 객관적인 자료와 함께 재판부에 제출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감정 호소가 아니라, 재범 위험성이 낮다는 근거를 뒷받침하는 논거로 기능했습니다.
둘째, 피해 회복을 위한 실질적 조치를 취했습니다. 변호인단은 피해자 측과의 합의를 적극적으로 시도했으며, 합의가 이루어진 피해자에게는 합의금을, 합의가 성립되지 않은 피해자에게는 형사공탁 절차를 통해 피해 회복 의지를 법원에 공식적으로 표명했습니다. 아동 대상 성범죄에서 피해 회복 노력은 양형에 있어 중요한 참작 사유로 작용하며, 변호인단은 이를 절차적으로 정확하게 처리하여 재판부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기록에 남겼습니다.
셋째, 피고인의 사회적 환경과 재범 위험성을 분석한 자료를 양형 자료로 제출했습니다. 피고인이 초범이라는 사실, 일상적인 사회생활을 유지해온 배경, 심리 상태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재판부에 제시했습니다.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택할 때 핵심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이 사람이 사회 내에서 교정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입니다. 변호인단은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두 혐의가 경합범으로 묶인 상황에서, 각 혐의의 법정형과 양형기준을 면밀히 검토하고 법원이 재량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변론의 출발점이었습니다. 변호인단은 그 범위 안에서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모든 유리한 정상을 빠짐없이 정리하고 논리적으로 배열했습니다.
사건의 결과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실형이 유력하다고 여겨지던 사건에서, 피고인은 구금을 피하고 사회 내에서 생활을 이어갈 기회를 얻었습니다. 판결은 피고인이 범행 전부를 인정하고 진지하게 반성한 점, 피해자 중 한 명과 합의하고 다른 피해자에게 형사공탁금을 전달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해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인 점, 초범이라는 점, 재범의 위험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습니다.
이 사건이 보여주는 법리적 시사점은 분명합니다. 아동 대상 성범죄는 죄질이 중하고 법정형이 높지만, 양형 단계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의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범행 인정과 반성의 진정성, 피해 회복을 위한 실질적 노력, 재범 위험성에 관한 객관적 자료가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재판부에 전달되느냐가 판결의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변호인이 그 과정을 얼마나 정밀하게 설계하고 실행하느냐가 결정적인 차이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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